"인더스트리얼·컨슈머 AI 공략"
②이상민 크라우드웍스 CFO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지향"
"사업의 축을 크게 3개로 재편하려고 한다. 데이터 기반의 대규모언어모델(LLM)·소형언어모델(SLM) 사업이 하나이고, 그다음은 인더스트리얼과 컨슈머 영역의 AI 사업이다.“
이상민 CFO는 크라우드웍스의 사업 청사진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막연하게 언급되는 인공지능(AI)이 아니라 업무나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회계사 출신인 이 CFO는 "여러 기업의 감사·용역을 수행하던 과정에서 정보기술(IT) 업종에 대한 매력을 느껴 업계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두근두근모바일, 다이거컴퍼니 등을 거쳐 포스뱅크의 CFO를 역임했다. 2022년 크라우드웍스에 합류해 인사·재무를 총괄하며 지난해 코스닥 상장을 이끌었다.
크라우드웍스는 코스닥 상장을 전후로 데이터 전문 기업에서 AI 테크 기업으로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메타의 '라마(Llama)'와 같은 오픈소스 파운데이션모델(FM)을 바탕으로 기업 환경에 적합한 LLM을 직접 구축해 주는 등 LLM 사업에 힘을 싣는 중이다.
LLM 구축 사업을 하는 기업은 국내에도 여럿 있다. 그중에서도 크라우드웍스가 주목받는 것은 방향성에 있다. 크라우드웍스는 제조실행시스템(MES) 솔루션 기업 '시즐'에 20억원을 투자하고 제조 AI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정보기술(IT) 영역을 벗어나 제조업으로의 진출을 꾀한 드문 사례다.
MES는 공장 첨단화를 위해 활용되는 소프트웨어(SW)다. 지멘스, SAP, 다쏘시스템 등 해외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시즐은 지난해 MES 솔루션을 통해 매출액 190억원을 기록했다. 크라우드웍스는 시즐의 MES에 자사의 생성형 AI를 도입한 X-MES를 올해 내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 CFO는 "AI를 필요로 하는 도메인은 굉장히 많다. 하지만 그중에서 AI 도입으로 가시적인 ROI가 측정되는 분야는 제조업이라고 판단했다. 투입된 예산 대비 원가가 얼마나 절감되는지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재식 KAIST 교수가 창업한 '인이지'와도 협력한다. 산업용 AI 기업인 인이지는 공정 효율화·자동화 솔루션을 철강·시멘트·교통·석유화학·발전 등 분야 기업에 제공하는 중이다.
그는 "핵심은 협력이다. 하나의 회사가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는 시대가 됐다. 시즐과 인이지뿐만 아니라 여러 기업과 협력해 제조업계를 집중 공략하는 '인더스트리얼 AI'를 사업의 핵심 축 중 하나로 삼았다"고 밝혔다.
LLM 사업과 인더스트리얼 AI에 이어 또 하나의 축으로 내세운 것은 컨슈머 AI다.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관계를 통해 영역을 키워나간다는 점에서 인더스트리얼 AI 사업과 닮았다. 다른 점은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과 협력한다는 점이다.
크라우드웍스가 컨슈머 AI의 첫 파트너로 삼은 것은 하이마루포토다. 하이마루포토는 오프라인 포토부스와 사진·동영상 기반의 SNS인 마루AI를 서비스하는 기업이다. 기업 고객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체감할 수 있는 AI 기술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이 CFO는 "최근 AI가 돈을 못 번다는 회의론이 부각됐다. 하지만 이는 당연한 일이다. 아직 사용자들은 AI에 돈을 쓸 준비가 안 됐기 때문"이라며 "AI가 보다 확산되고 수익을 거두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실제 업무 환경이나 일상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인더스트리얼·컨슈머 AI에 집중하는 이유"라고 피력했다.
이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