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라운드테이블
인이지, 스마트 솔루션 성과
라이너, 검색 빅테크에 도전
누트컴퍼니, 디지털 문구 히트
공정 최적화는 지난(至難)한 작업이다. 고열·고압·부식 등 각종 변수로 정확한 데이터 측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인이지는 인공지능(AI) 기술로 이 문제를 정면돌파했다.
최재식 인이지 대표는 최근 온라인으로 열린 ‘제7회 AI 스타트업 라운드테이블’에서 “포스코에 적용한 AI 기반 스마트 고로가 현재까지 연료비를 2500억원 절감했다”고 말했다. AI 스타트업 라운드테이블은 벤처캐피털(VC)과 AI 스타트업을 잇는 행사다. AI미래포럼(AIFF)과 VC인 캡스톤파트너스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한다. 이날 행사엔 인이지를 비롯해 라이너, 누트컴퍼니 3개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2019년 인이지를 창업한 최 대표는 KAIST AI대학원 교수이자 학내 ‘설명 가능 AI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는 전문가다. 인이지 AI는 공정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학습해 생산 전반을 예측하고, 제품 원가를 고려해 이익을 최대화하는 방법을 찾는다.
포스코는 스마트 고로에 인이지 솔루션을 적용해 용광로 쇳물 온도의 예측 오차를 줄였다. 절감한 연료비는 연 647억원 상당이다. 한국동서발전은 재과열기 상태 점검·누유 진단 등에 솔루션을 도입해 국내 대형 발전소 최초 500일 무고장 운전을 달성했다. 최 대표는 “수소, AI반도체, 백신 설비로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김진우 라이너 대표는 빅테크 중심의 인터넷 검색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김 대표는 “구글 검색 결과가 몇백만 개씩 쏟아져 나와도 원하는 정보를 찾기는 쉽지 않다”며 “웹 특성을 반영해 개인 맞춤형 추천·검색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라이너 솔루션을 쓰면 인터넷 페이지에 ‘하이라이팅’을 남길 수 있다. 형광펜에 밑줄을 긋는 것과 같다. 사용자들은 하이라이팅을 모아서 자신만의 노트를 구성할 수 있다. 라이너는 하이라이팅 결과에 기반해 사용자들의 관심 분야를 파악한다. 브라우저와 연동해 AI 기반 콘텐츠를 추천하고 검색도 보조한다. 김 대표는 “지난달 활성이용자 수(MAU)가 650만 명을 넘어섰다”며 “구글을 넘어서는 초개인화된 큐레이션 엔진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디지털 문구’라는 독특한 분야를 공략하는 업체도 있다. 누트컴퍼니가 운영하는 플랫폼 ‘위버딩’에선 디지털 노트 서식, 스티커 이미지 등을 판매한다. 판매되는 상품은 6000가지에 달한다. 신동환 누트컴퍼니 대표는 “북미, 일본 등 태블릿PC 보급률이 높은 해외 시장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