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우리 주변에서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AI’

영향력 확대될수록 신뢰·안전 필수…알고리즘 결과 검증·개선 중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AI스피커는 비대면 시대 노인돌봄의 필수품으로 떠올랐다. 홀로 생활하는 노인들은 건강·사고 등의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AI스피커에 “긴급상황”, “살려줘” 등의 명령어를 말하면, 시·도 소방본부에 자동으로 연락돼 긴급구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AI스피커를 활용해 음악감상, 정보검색, 대화, 라디오 청취를 하며 행복감이 증가하고 고독감은 감소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서울대 이준영 교수 공동연구팀은 AI스피커 활용이 노인의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AI(인공지능)는 시리, 구글어시스턴트, 알렉사, 빅스비 등 AI스피커의 형태로 우리 일상과 함께 한다. 자율주행차량에서는 센서 데이터를 이용해 주행을 통제하고 교통상황 등에 대응하고 있다. 많은 기업에서 AI 챗봇을 통해 고객응대를 함으로써 고객서비스 대응력을 높이고 직원의 업무효율을 향상시키고 있다. 위성사진을 기반으로 식량 생산량을 예측하고, 산업현장에서는 생산성 향상과 에너지 절감을 위해 활용되기도 한다. AI는 모든 산업과 일상에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최재식 KAIST AI대학원 교수는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위원회가 개최한 ‘인공지능 기술동향과 기업활용 사례’ 세미나에서, “인공지능 하면 알파고와 챗GPT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주변 많은 분야에서 천천히 우리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영향력 확대될수록 신뢰성 필수

그러나 최 교수는 “AI의 영향력이 확대될수록 신뢰성 확보는 필수”라고 강조한다. 잘못된 정보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고, AI스피커를 통한 개인정보의 유출, 우버의 자율주행차 보행자 사망사고와 같은 안전사고에 대한 두려움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2018년 EU서 발효된 일반정보보호규정(GDPR)이 향후 EU의 기후변화 대응과 함께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규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U GDPR은 회원국 간에 기업의 개인정보보호 책임을 강화한 규제다. 규정을 위반할 경우 해당 기업의 전세계 매출의 최대 4%까지 벌금을 부과한다. 특히 자율주행, 신용정보, 생체신호, 인사평가 등 고위험 AI분야에 대해서는 벌금을 6%까지 상향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알고리즘 결과·검증 중요해질 것”

최 교수는 챗GPT의 오류를 겪으며, 앞으로 설명가능한 AI로 알고리즘 결과를 검증하고 개선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설명가능한 인공지능(XAI, Explainable AI)은 인간 사용자가 기계 학습 알고리즘에 의해 생성된 결과와 출력을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프로세스 및 방법을 의미한다.

설명가능한 AI는 의료, 기후, 금융, 보안, 교육, 국방, 법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기후변화나 기후영향에 대한 예측과 설명에도 활용될 수 있고 개인정보 식별 방지 및 데이터 위조나 변조에 기반한 사기행위의 탐지도 가능하다.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 설명가능 AI는 공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생산비를 절감하는데 뛰어난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포스코는 XAI기업 인이지의 스마트 고로를 도입한 후 연간 647억원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 스마트 고로는 딥러닝 기술을 통해 용광로 쇳물 온도의 예측 오차를 25%까지 감소시켰으며, 베테랑 근로자의 경험과 감각을 디지털화해 AI학습을 통해 정밀도를 높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